내가 헤어스타일의 힌트를 자연 속에서 찾는 이유

여름 숲 속에서 곧게 뻗은 삼나무들과 사선으로 뻗은 가지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초록잎과 비쳐드는 햇살이 조용하면서도 강한 자연의 조화를 느끼게 한다.
내가 헤어스타일의 힌트를 자연 속에서 찾는 이유

헤어디자이너로서 소중히 여기는 것 중 하나는
“고정관념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성별, 나이, 국적 같은
그런 ‘라벨’을 잠시 내려두고,
눈앞에 있는 고객 그 자체를 진심으로 마주하는 것.


“이분은 40대 여성이라 이런 스타일이 어울릴 거야.”
“이 머릿결이라면 이 스타일밖에 안 돼.”
그렇게 과거의 경험이나 유행에만 기대면,
그 사람 본연의 매력을 놓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헤어스타일의 영감을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얻으려고 해요.


예를 들면, 숲.

올여름, 어느 숲길을 걷다가
다양한 나무들을 조용히 관찰해보았습니다.

곧게 뻗은 나무.
비스듬히 자라면서도 태양을 향하고 있는 나무.
잎이 풍성한 나무.
가지뿐인 채로 조용히 서 있는 나무.

어느 하나 같은 형태는 없지만,
모두가 어딘가 ‘아름답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계속 고민했습니다.

형태의 균형일까?
빛의 방향일까?
아니면, 그 나무가 수십 년, 수백 년을
그 자리에서 자라온 “시간” 때문일까?


그렇게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제 안에 천천히 ‘힌트’들이 쌓여갑니다.


펌을 말 때의 방향 하나.
컬러의 배치와 그러데이션.
컷 라인의 부드러움.

그런 것들을 생각할 때,
그때 봤던 숲의 풍경이나,
햇빛과 나무의 대비가 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절대 “흉내”를 내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 감각이 바탕에 있으면,
고객의 헤어에 자연스러운 “부드러움”과 “조화”가 생기더라고요.


세상에는
트렌디한 스타일이나 유행하는 컬러처럼,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헤어스타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그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그건,
“그 사람 자신에게 무리가 없는” 자연스러움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바다를 바라보고, 숲길을 걷고, 바람을 느끼며,
“왜 이 풍경에 끌릴까?”라는 감각을
정성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보이는 헤어스타일은
어쩌면 자연 속에 힌트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중요한 건 “최신”이 아니라 “본질”.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를 따라하는 게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 딱 맞는 스타일”을 찾는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