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료에서 배우는 ‘본질을 보는’ 뷰티의 철학

제가 영국에 살았을 때, 병원에 갈 때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GP(General Practitioner)’, 즉 가정의였습니다.
어떤 증상이든 먼저 GP에게 가서 진료를 받고, 필요에 따라 전문의에게 소개를 받습니다.
눈이 아프든, 배가 아프든, 다리를 다쳤든 — 항상 GP부터 시작합니다.
이것이 영국 의료 시스템의 기본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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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은 다릅니다.
눈이 아프면 안과, 배가 아프면 내과, 허리가 아프면 정형외과.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전문의를 선택합니다.
겉보기에는 편리하고 빠른 시스템처럼 보이지만, 저는 거기에 약간의 의문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배가 아프다고 해서 원인이 꼭 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경계 문제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나 다른 장기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과에 가야겠다”라고 스스로 결정하죠.
저는 그것이 오히려 근본적인 해결에서 멀어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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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깨달았습니다.
“이 사고방식은 뷰티와 정말 비슷하다.”
헤어 디자이너는 ‘머리 전문가’이지만, 사실 머리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모질, 두상, 두피 상태, 생활 습관,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며, 한 부분만 손봐서는 진정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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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많은 미용실은 “커트, 염색, 펌 다 합니다”라고 합니다.
물론 그것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저는 미용사에게도 각자의 ‘전문 분야’나 ‘강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트를 잘하는 사람, 스트레이트나 탈색, 컬러를 잘하는 사람,
두피 케어에 집중하는 사람.
각자의 전문성이 있고, 그것을 분명히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고객도 자신에게 맞는 미용사를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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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GP처럼, 먼저 전체적으로 진단해주는 미용사가 있고,
그다음 전문 기술을 가진 미용사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머리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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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런던에서 다양한 국적과 인종, 모질을 가진 고객들을 담당해왔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모질과 취향의 차이를 존중하며,
그 사람의 콤플렉스를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의 전문 분야는 커트와 두피 케어입니다.
커트로 인상과 콤플렉스를 개선하고, 두피 케어로 혈류를 개선합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일상 속에서 ‘자신을 좋아할 수 있는 순간’을 늘리는 것.
그것이 제 일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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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은 ‘죽은 세포’이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방과 세심한 시술이 정말 중요합니다.
“일단 자르자”, “일단 염색하자”가 아니라,
“지금의 모발 상태를 이해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자.”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의료적인 사고방식이 적용된 뷰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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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살롱은 하루 두 명 한정, 완전 1:1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머리에 집중합니다.
그것은 시간을 오래 들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치 GP처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뷰티를 추구합니다.
당신의 머리 고민과 불안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고,
“오늘은 좋은 하루야”라고 느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