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미용실이 아니라, 디자이너를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요즘 AI의 발전이 정말 놀랍습니다.
글, 이미지, 영상까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퀄리티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진짜 사진과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물론 편리하고, 꿈도 있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미용업계에서는 오히려 복잡한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헤어스타일 사진.
예전에는 실제로 미용사가 모델에게 커트나 컬러, 펌을 직접 하고 촬영하여 광고에 사용했습니다. 모델 섭외부터 스타일링, 촬영, 편집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AI로 헤어스타일 이미지를 몇 분 만에, 그것도 무료로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미용사가 실제로 시술하지 않은 스타일의 이미지가 마치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SNS나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스타일 너무 좋다”라고 생각하고 예약을 하지만,
실제로 방문했을 때는 “어? 완전히 다른데…”라는 일이 벌어집니다.
실제로 저를 찾아오시는 고객님 중에도 그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계세요.
“사진이랑 완전히 달라요”
“기술이 너무 부족해서 놀랐어요”
“원하는 걸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어요” 등등.
이런 ‘겉모습만 그럴듯한’ 광고는 사실 AI가 나오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미용실끼리 헤어스타일 사진을 사고파는 일이 있었어요.
촬영할 시간이 없는 샵은 다른 곳의 이미지를 사서 사용하곤 했죠.
지금은 AI 덕분에 그런 이미지가 무한대로 만들어지고, 그만큼 허위 광고도 많아졌습니다.
모든 샵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그런 사례는 존재합니다.
제가 가장 전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미용실이라는 ‘공간’보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같은 미용실이라도 디자이너마다 기술, 감각, 철학이 모두 다릅니다.
컬러에 강한 사람, 커트에 능한 사람, 펌을 좋아하는 사람,
상냥하고 세심한 사람, 말이 잘 통하는 사람, 묵묵히 집중하는 사람.
미용사라는 직업은 결국 사람 대 사람의 신뢰와 궁합이 굉장히 중요해요.
저는 도쿄와 런던의 여러 유명 살롱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느낀 건, “유명한 살롱이니까 괜찮다”는 시대는 끝났다는 거예요.
이제는 “그 안에 있는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가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체인점처럼 대형 살롱일수록 AI 이미지나 틀에 박힌 스타일이 많아지기 쉽고,
그게 진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제는 ‘개인’을 보셔야 할 때입니다.
미용사라는 ‘사람’을 선택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건 미용업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차를 살 때, 병원을 갈 때, 식당을 고를 때…
회사나 브랜드보다 ‘사람’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요.
세상이 편리해졌지만, 그래서 더더욱 필요한 건 ‘진짜를 보는 눈’입니다.
AI도, 서비스도, 릴렉세이션도 모두 좋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진짜 기술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그건 그저 껍데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대에 맞춰,
눈앞의 한 분 한 분과 성실하게 마주하고 싶습니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정말 기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