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같은 머리에서 벗어나기 ― 당신다움을 살리는 헤어 디자인이란”

최근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싶은 머리 모양을 자주 보지 않나요?
남녀를 불문하고 비슷한 앞머리, 비슷한 컬러, 비슷한 질감.
마치 마네킹 머리들이 줄지어 놓여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유행을 즐기고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어울리는가”라는 기준 없이,
단순히 유행을 그대로 따라 하면 ‘나다움’이 사라져 버리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순간을 자주 느낍니다.
저는 미용사로서 지금까지 수만 명의 머리를 디자인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정말로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은 “그 사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이라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짧은 앞머리가 잘 어울리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한쪽을 살짝 밀어내는 것이 균형이 좋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수리를 과감하게 짧게 잘라도 잘 어울리는 사람,
반대로 뒤쪽의 둥근 실루엣을 남겨야 더 부드럽게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얼굴형, 골격, 피부 톤, 패션 취향,
그리고 그 사람이 지닌 분위기와 인간성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요즘 시대에는 “트렌드 = 정답”이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SNS나 잡지에서 보는 ‘정답의 형태’를 그대로 복사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누군가의 정답”이지, 당신의 정답은 아닙니다.
패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니클로나 자라를 입어도 ‘자기다움’이 드러나는 사람은 많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비싼 옷을 입어도 “뭔가 어색한데?”라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옷이나 머리가 주인공이 되어 버리고, ‘당신 자신’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머리를 자르기 전의 “상담(컨설테이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고객의 표정, 말투, 목소리의 톤, 말에 담기지 않은 분위기.
이런 ‘정보가 아닌 정보’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읽어내며
그 사람만의 디자인을 만들어 갑니다.
단순히 트렌드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10~2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아, ○○씨다”라고 알아볼 수 있는,
‘당신다움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머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미용사의 역할이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표현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마네킹 같은 머리가 아니라,
당신 안에 있는 ‘좋은 개성’을 끌어내는 디자인.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헤어 디자인의 본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