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다루기 어려운 머리일수록, 커트 설계가 중요합니다.

“곱슬머리인데,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상담할 때 자주 듣는 말입니다.
뒤틀림, 부스스함, 정돈되지 않음.
날씨에 따라 달라지고, 고데기는 필수.
── 곱슬머리에 대한 고민은 정말 다양하고 깊습니다.
하지만 저는 곱슬머리를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곱슬이기 때문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표정’이야말로 큰 매력이라고 느낍니다.
중요한 건 곱슬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곱슬을 “읽고”, 그에 맞게 스타일을 설계하는 것.
머리카락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습기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젖었을 때와 말랐을 때의 차이──
이런 곱슬의 “패턴”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디자인합니다.
예를 들어──
- 부위마다 곱슬의 형태가 다르다면,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형태로 조정
- 부풀기 쉬운 부분은 숱가위(세닝)을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기본 커트로 볼륨 조절
- 곱슬이 예쁘게 보이도록, 레이어를 넣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출
이런 식으로 “곱슬을 살리는 균형 디자인”을 만듭니다.
사실 이건 일반적인 펌보다도 더 어려운 일입니다.
곱슬은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이 생기기 때문에,
계산만으로도, 무시만으로도 안 되는 절묘한 밸런스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있습니다.
곱슬머리에는 그 사람만의 “룰”이 있고,
그걸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작업이죠.
곱슬 고객님이 자주 하시는 말 중 하나는 “관리하기 쉬웠으면 좋겠어요.”
그에 대해 저는 “단순히 무겁게 만든다”기보다는,
“무게의 위치를 조절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무게가 필요한 부분은 남기고,
바람이 통해야 할 부분은 가볍게.
겉보기엔 가볍지만, 손으로 만지면 안정감 있게 정돈되어 있는 상태.
이런 스타일이 완성되면, 곱슬은 더 이상 “불편함”이 아니라,
“내 편”이 되어줍니다.
물론 곱슬머리는 손이 많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곱슬은 당신만의 개성과 아름다움이기도 합니다.
스트레이트 헤어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매직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 곱슬도 나만의 스타일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
곱슬을 “펴느냐” 또는 “살리느냐”
그 둘 다 정답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곱슬을 살리는 방향으로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
이번엔 다른 시도도 괜찮지 않을까요?
당신의 곱슬머리, 어쩌면
당신만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