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이 센 고객일수록, 맡겨주시면 더 열정이 생깁니다

“벽돌 벽이 있는 미용실에서 여성 고객에게 파마 롯드를 말고 있는 미용사.”
고집이 센 고객일수록, 믿고 맡겨주시면 더 열정이 생깁니다

“고집이 센 손님은 미용사 입장에서 좀 까다롭지 않나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예요. 고집이 강한 고객일수록, 저는 더 열정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그 ‘고집’ 뒤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과거의 실패 경험이라든지, 오랫동안 고민해온 곱슬머리, 혹은 자기만의 미의 기준.
표현을 잘 못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런 마음을 섬세하게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래서 확고한 고집을 갖고 찾아와 주시는 고객은 제게 정말 감사한 존재입니다.


제게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 항상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분
  • 염색 색감이 기대와 늘 달랐던 분
  • 손질이나 스타일 지속력에 만족하지 못했던 분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하신 분들도 계세요.
그래서 그런 분일수록 “이번엔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많은 준비를 해오십니다.

저는 그 진심에 진심으로 응답하고 싶어요.
솔직히 말해, 어려운 오더일수록 재미있고, 불타오릅니다.


고집이 있다는 건 “이렇게 되고 싶다”, “이렇게 보이고 싶다”, “이런 느낌을 원한다”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그 모든 고집을 충족시키려면, 때로는 전문가로서 다른 제안을 드려야 할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앞머리를 무겁게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을 때,
얼굴형이나 모발 상태를 보고 “조금 간격을 두면 자연스러움이 생기고 더 잘 어울릴 수 있어요”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죠.

중요한 건 강요가 아니라, ‘함께 조율하고 업데이트해가는 것’이에요.

그저 “말한 대로 해주는 것”보다,
“이 사람에게 맡기면 더 좋아질 것 같아”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미용사로서 가장 기쁜 순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집이 강한 고객일수록 더 신뢰받고 싶어요.
“이 사람이면 정말 내 마음을 알아줄지도 몰라”라고 느껴질 때, 속으로 가볍게 주먹을 불끈 쥡니다.

그런 작은 신뢰가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전부 맡길게요!”라는 말로 이어집니다.
그 순간이야말로 저에게 최고의 보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