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에 끝내는” 미용실과 “시간의 쓰임을 고민하는” 나의 차이

요즘은 “커트+염색+트리트먼트를 2시간 안에 끝냅니다”라는, 속도를 내세운 미용실 광고를 자주 봅니다.
확실히 빨리 끝나는 건 편리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는 고마운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광고를 볼 때마다 솔직히 조금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제 시술 스타일은 완전 1:1입니다.
상담부터 마무리까지 전부 제가 혼자 담당합니다.
그래서 처음 오신 분이라면 시술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시술 전 상담만으로도 금세 30분 이상 지나가기도 합니다.
“어, 그렇게 시간이 걸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단순히 “머리를 만지는 시간”이 아니라,
“당신의 머리카락과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저는 “오늘은 어떻게 하실래요?”라고 물어보고 5분 만에 끝내지 않습니다.
평소 머리 관리 방법, 즐겨 입는 옷 스타일, 아침에 쓸 수 있는 준비 시간,
지금까지 어떤 스타일이 잘 맞았는지, 반대로 어떤 건 싫었는지.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듣고 꼼꼼히 계획을 세웁니다.
헤어스타일은 단순한 “겉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활과 기분에 맞아야 비로소 “딱 맞는” 것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라도 제대로 알고 싶습니다.
물론, “1시간 안에 끝내는 미용실”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추구하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제 고객 중에도 시술 시간이 짧다는 “시간”에 가치를 두고, 빠른 시술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불필요한 과정을 최대한 줄이고, 높은 퀄리티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최단 시간에 시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예약 전 준비를 철저히 합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어디를 가도 뭔가 항상 미묘하게 안 어울린다”
“그냥 기계적으로 처리되는 것 같아 답답하다”
“좀 더 내게 맞춰주는 미용사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가진 적이 있다면,
아마 저 같은 스타일의 미용사가 더 잘 맞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그만큼 제대로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그 사람의 “이렇게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함께 형태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시간을 들이는 이유는 단 하나.
“그 사람의 인생에 진심으로 관여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빠름이 아니라, 깊음.
효율이 아니라, 납득.
그런 가치관으로 미용실을 고르고 싶은 분들에게
이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면 정말 기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