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커트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진다

어디서부터 커트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커트 중 장면

“이 사진처럼 잘라주세요.”

미용실에서 자주 듣는 요청이지만, 사실 보기에는 같은 헤어스타일이라도 마무리에는 미묘한 차이가 생깁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어디서부터 커트를 시작하느냐”입니다.

커트를 시작하는 위치에 따라 스타일의 균형, 질감, 형태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음 자르는 위치는 ‘기준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레이어를 넣어서 정수리 부분에 움직임을 주고 싶은 스타일을 만들고 싶을 때—

이때 옆머리나 뒷머리부터 자르면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예상보다 길고 무겁게 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수리는 너무 짧게 자르고 싶지 않다”는 디자인이라면, 정수리부터 자르면 원하는 길이를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가장 먼저 커트한 포인트는 전체 길이와 균형을 조절하는 ‘축’이 됩니다.

그래서 첫 번째 가위질에는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어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로 순서를 정합니다

커트를 시작하는 위치는 디자인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지탱하는 ‘안심의 기준점’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뒷머리가 무거워서 신경 쓰인다”고 말한다면, 저는 가능한 한 빠른 타이밍에 그 부위를 다루려고 합니다.

앞머리가 신경 쓰여서 방문한 고객이라면, 앞머리부터 시작합니다.

신경 쓰이는 부분을 먼저 커트하고 보여드리는 것으로, 고객은 “오늘 헤어스타일은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느끼게 됩니다.


고객이 가장 신경 쓰는 부위부터 정리해 갑니다

커트의 기술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이 안심하고 편하게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먼저 ‘마음을 정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신경 쓰는 부위를 먼저 확실히 커트해서 형태를 잡습니다.

그 디자인을 기준으로 다른 부분의 길이와 균형을 조절해 갑니다.

그저 그런 사소한 일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고객에게는 큰 안심으로 이어집니다.

머리를 자른다는 행위 속에서도 “어디서부터 자르느냐”는 커트를 이해하는 데 있어 아주 본질적인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걸 의식하고 커트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손재주가 좋아서 마네킹 머리를 자르는 데는 능숙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커트 기술은 그와는 다릅니다.


개인 맞춤형 커트를 위해

커트는 단순히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커트를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는 순서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교과서 그대로가 아닙니다.

사진 그대로도 아닙니다.

“당신의 두상”, “당신의 마음”에 맞춰 순서까지도 커스터마이즈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개인 맞춤형 헤어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