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것 — 표정이 달라지는 이유

고객이 미용실에 올 때와 나갈 때,
그 표정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제 고객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은,
커트나 시술이 끝나고 가게를 나서는 순간,
마치 ‘다른 사람’처럼 얼굴이 밝아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지 헤어스타일이 잘 나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기술적인 완성도나 결과에 대한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안심이 된다”
“편안해졌다”
“무언가가 리셋된 느낌이다”
이런 감정을 안고 돌아가시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미용실은 단지 머리를 자르는 곳일까?
미용사인 제가 이렇게 말하는 건 조금 모순일 수도 있지만,
미용실은 단지 헤어스타일을 정돈하는 곳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서비스, 접객, 공간.
모두 중요하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인가”입니다.
피곤한 날에도,
인간관계나 일로 고민이 많은 날에도,
이 공간에 오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고,
돌아갈 때쯤에는 “내일부터 다시 힘내자”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리셋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좋은 헤어스타일 = 만족, 은 아니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아무리 완성도가 높은 스타일이라도,
고객이 “뭔가 달라”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반대로, 약간은 편안한 마무리더라도,
마음이 상쾌해져서 웃으며 돌아가신다면,
그것이 그 사람에게는 “최고의 미용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게 의미 있는 가치”
“맛있는 음료를 마시며 조용히 있고 싶다”
“머리와 두피를 천천히 케어받고 싶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미용실에 바라는 것은 정말 다양합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런 ‘차이’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헤어스타일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것을 느끼고,
머리라는 수단을 통해,
그 사람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시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
내일을 다시 힘낼 수 있는 공간
사람은 에너지가 다 떨어지기 전에 보충하지 않으면 지쳐버립니다.
그래서 머리를 정돈하는 것보다 더,
“마음을 정돈할 수 있는 장소”로서 미용실이 존재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표정 변화”는,
그런 작은 에너지 충전의 증거입니다.
밝아진 얼굴, 가벼워진 발걸음.
그것을 볼 때마다, 저 역시 “이 일을 하길 잘했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