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려요”라는 말에, 사실 항상 어딘가 모르게 불편함을 느꼈어요
“어울려요”라는 말에, 사실 항상 어딘가 모르게 불편함을 느꼈어요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헤어디자이너로서 이 말을 얼마나 많이 해왔는지 셀 수 없을 정도예요. 하지만 솔직히 늘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어요. 왜일까요? “누구 기준에서 ‘어울린다’는 거지?” 라는 생각이 늘 들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손님이 “이런 스타일로 하고 싶어요”라고 하셨을 때, 헤어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보면 약간 밸런스가 안 맞거나, 모발 특성상 재현이 어려울 수 있잖아요. 예전의 저는 바로 이렇게 제안했죠. “이 쪽이 더 어울리실 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손님이 하신 한 마디가 크게 와닿았어요. “어울린다고 하셔도, 저는 그 스타일이 별로 안 좋아요.” …아, 그렇구나. 제가 말했던 “어울린다”는, 결국 제 감각이거나, 뷰티 업계의 정석, 얼굴형 진단 같은 외부의 ‘정답’에 불과했단 걸 깨달았어요. 그 이후로 저는 “어울린다”는 […]